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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0.31 축적의 길
  2. 2017.10.31 강자의 조건
posted by 심재형 2017. 10. 31. 14:33



초고층빌딩의 밑그림은 누가 그릴까?


국내에서 건설하고 있는 최고 높이의 빌딩 공사과정을 소개하는 기사가 사진과 함께 실린 적이 있다.

이 초고층빌딩의 '건축설계'는 미국의 KPF사가 담당하였고, '토목설계'는 영국의 ARUP사가 주도하였다. '구조설계'는 미국의 LERA사가 담당했고, '풍동설계'는 캐나다의 RWDI사가 맡았다.


기사 내용에 따르면 개념설계는 미국,영국,캐나다 등에 의해 이루어졌다.

한국에 세계 최고 수준의 빌딩을 짓는다고 자랑하는 기사는 결과적으로 중요한 개념설계는

모두 글로벌 선진기업들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말하는 것이다.


모든 제품을 만드는 과정은 '개념설계'와 '실행'으로 이루어진다.





누적형 개념설계와 조합형 개념설계라는 것이 있다.


누적형 개념설계는 남들이 쫓아오지 못할 경지의 높은 품질 수준이 목표라면,

조합형 개념설계가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비즈니스 모델을 꿈꾼다.

 

놀라운 조합형 개념설계는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누적형 개념설계는 독일과 일본의 히든챔피언들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운송수단과 통신, 그리고 컴퓨터를 결합해서 만든 새로운 조합형 개념설계로서 미국, 특히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 장치가 물리적으로 성립하기 위해서는 라이더, 초음파 센서, 주행거리 측정센서, 중앙전자제어장치ECU, 영상 카메라 등의 각종 부품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이 분야에서 누적형 개념설계로 유명한 일본의 소재, 화학 기업들이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보여주고 있다.


조합형과 누적형 개념설계는 별개가 아니라 서로 돕는 관계에 있다.

누적형 챔피언 기업들이 만들어낸 세계 최고 수준의 재료들을 '조합형 챔피언 기업'들이 독창적인 방식으로 섞고 비벼서 새로운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하나의 새로운 제품이 자리잡게 되면, 그 자체로 수준이 다시 누적적으로 높아지면서, 또 다른 새로운 조합의 재료로 다시 사용된다.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면,

독일과 일본의 기업들이 그것을 실현시킬 세계 최고 수준의 재료를 제공하는 구도이다.


한국은 '축적의 전략'을 통해 '개념설계역량'을 기르고 쇄신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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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의 조건  (0) 2017.10.31
posted by 심재형 2017. 10. 31. 14:32


역사적으로 강대국들이 가졌던 조건은 무엇인가?

[강자의 조건]을 통해 알아본다.

 

  최근 셰일 혁명은 미국의 경제적 부활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원유 최대 수입국이었던 미국은 셰일 가스 생산하면서 중동의 석유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졌다. 그동안 주요 원유 수출국들은 석유를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미국은 에너지 자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고 늘 중동정세에 신경을 썼다. 그러나 최근 셰일혁명을 통해 미국은 에너지 공급문제를 해결하면서 2013년 미국은 러시아를 추월해 세계최대의 에너지 생산국이 되었다. 그리고 깨끗하고 저렴한 에너지인 셰일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뿐만 아니라, 셰일혁명으로 인해 경제난에 시달린 쿠바와 이란을 협상으로 이끌기도 하였다. 무력으로 꿇리지 못한 국가들을 기술혁명으로 굴복시킨 것이다. 미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제사회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시킨 그 중심에는 셰일 혁명이 있었다. 그리고 침체된 미국을 부활시킨 이 원동력은 이민자에 의해 발명되었다. 수압파쇄기법의 최초 개발자인 조지미첼은 17년간 시행착오 끝에 셰일가스 채굴을 위한 기술을 완성하였다. 그의 아버지는 그리스에서 염소 목동으로 일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자였다. 이민자의 아들이 미국을 부활시키고 산업의 흐름을 바꾼 혁신적 기술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스인 아버지를 둔 조지미첼, 케냐 출신 아버지를 둔 오바마 대통령, 시리아 출신 아버지를 둔 애플의 스티브 잡스 등이 공존하는 미국의 다원성은 전 세계의 인재를 끌어들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역사에서 강대국의 조건은 무엇인가? 과거 중세의 유럽이 본 몽골의 이미지는 더럽고 무식하고 잔인한 유목민이었다. 유럽인들에게는 야만족의 하나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몽골은 승자였고, 역사상 그 어떤 국가보다도 광대한 토지를 통치하였다. 몽골제국의 영토는 이슬람, 유럽, 아시아를 모두 아우렀다. 야만인으로만 생각하던 몽골에게 패배를 거듭하니 유럽은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평지의 전투 뿐 아니라 공성전에도 탁월하여 성벽 뒤에 숨어도 이길 수가 없었다. 유럽국가들은 온갖 신무기에 공격을 당했고 불덩이가 그들의 성벽을 무너뜨렸다. 몽골군은 용을 데리고 다닌다는 소문도 돌았다. 이러한 기술들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초원국가인 몽골에서 기술력이 나왔을 리는 만무하다. 몽골제국 공성기술의 핵심은 타국의 기술자들이었다. 공성무기를 가지고 다니며 군대의 이동속도를 저하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술자를 데리고 다니며 즉시 공성무기들을 제작하였다. 한 가지 병과로 구성된 부대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 상황에 맞게 필요하다면 몽골은 주력군인 궁기병도 포기하였다. 몽골제국은 자신이 가진 장점을 잘 활용하였다. 점령국들의 여러 가지 무기들, 기술들을 활용하여 상황에 맞게 대처하니 병과와 전술의 선택이 협소한 유럽의 군대는 계속 패배했다. 유럽의 국가들은 중갑기병이 핵심병력이었다. 몽골의 궁기병의 속도는 따라가지도 못했으며 그들의 활은 유럽군대의 중갑까지 꿰뚫었다. 중세기사는 궁기병 앞에서 무력했다. 결국 오스트리아 빈의 문턱까지 몽골군이 이르렀고, 몽골제국이 스스로 물러나기 전까지는 이길 수가 없었다.


 

  그러나 다양성만으로는 강자가 되기에는 불충분하다.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더 나아가 마음을 얻어야 한다. 스파르타는 아테네를 이기고 그리스반도를 차지하였으나 순혈주의로 인해 용감한 전사들의 수는 줄어들었고, 종국에는 그리스의 패권을 잃게 된다. 아테네는 스파르타보다는 덜 하였지만 마찬가지로 순혈주의에 빠져 있었고, 다양한 능력을 가진 외국인들을 배척하여 스스로 퇴보를 자초하였다. 하지만, 로마는 앞선 두 국가와는 다른 태도를 취하였다. 로마의 시민권은 점령국을 포함한 외국인들에게도 주어졌으며, 많은 인재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건국 초기 사비니인들과 4차례의 전투결과 로마는 승리했다. 하지만 로마는 사비니인들에게 대등하게 나라를 합치자고 제안했고, 고대사회에서 당연시되던 승자의 권리는 전혀 행사되지 않았다. 왕도 로마와 사비니의 왕이었던 로물루스와 타티우스가 공동으로 통치하게 되었고 사비니 귀족들은 그대로 로마귀족이 되어 원로원에 들어왔다. 로마의 건국자 로물루스는 사비니인들의 사례를 통해 적들을 로마시민으로 받아들여서라도 나라를 키워야한다는 것을 가르쳤다.

후대에 이르러 키케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조상들은 모든 능력 있는 자들을 이 도시로 받아들였던 그들의 정책에 따라서 이 나라를 다스리라고 저를 격려합니다. 뛰어난 전쟁 능력을 가진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그들이 정복한 자들을 이방인으로 배척하였기 때문에 멸망했습니다. 그들과 달리 로물루스는 너무나 현명하여 정복한 자들을 그날로 동료 시민으로 받아들었습니다. 정복당한 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금과 자산을 로마로 가져오게 하십시오.“ 이방인으로 취급하며 자국민과 차별을 둔다면 외국인들의 유입은 없을 것이다. 로마의 최고 지도자는 때로는 외국인이기도 했으며, 로마의 폭넓은 관용은 '팍스로마나'의 원동력이 되었다.

앞서 다뤘던 몽골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점령한 모든 나라의 사람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피정복인으로 억압하지 않고 기술자들을 우대하였다. 또한 모든 다양한 종교가 모이는 것을 허용했다. 이슬람 모스크와 불교사원이 있었으며, 기독교인과 정령숭배자, 무당이 있었다. 다양한 인종과 종교, 언어를 가진 이들이 모여 하나의 법 아래서 평화롭게 공존하며 절대적으로 평등한 대우를 받았다. 힘으로만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끌어들였다.

한니발이 로마를 공격했을 때, 여러 번의 대규모전투 패배에도 불구하고 동맹국으로 이루어진 로마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동맹국들에게 로마는 이미 자기 자신과 동일시되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 고대의 명장 한니발의 공격은 결국에는 실패하게 되고 지중해 강대국이던 카르타고는 멸망하기에 이른다. 키케로는 로마의 특성을 이렇게 이야기 했다. “로마제국의 건설과 로마시민들의 명성에 관련하여 아주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로마의 창건자 로물루스가 사비니인들의 사례를 통해 적들을 로마시민으로 받아들여서라도 나라를 키워야한 다는 것을 가르쳤다는 점이다.”

 

  앞서 살펴본 사례들과 최근 국제정세를 통해 강자의 조건은 다양성과 관용이라고 결론지어본다. 다양성이 가지는 장점을 적재적소에 유용하게 쓰며 상황변화에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폐쇄적인 순혈주의는 환경변화에 취약할 수 밖에 없어 도태된다.

그리고 능력 있는 이민자들을 2등 국민으로 차별할 것이 아니라, 동등하게 받아들여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그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강자로서 남들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상대적 우월감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로 발전할 수 있다면 남들에게 좋은 것이 나에게도 좋은 것이다. 철저히 실용적인 입장에서 나와 나의 공동체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하는가를 생각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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